조선 타임캡슐 ‘이재난고’ 보물 승격 위한 국회토론회 열린다

입력 2024-11-24 10:46
조선 후기 실학자 이재 황윤석이 53년간 쓴 일기 이재난고. 고창군은 이재난고의 보물 승격을 위한 사업을 계속해 왔다. 고창군 제공.

조선시대 타임캡슐로 불리는 책 ‘이재난고(頤齋亂藁)’의 보물 승격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은 이성윤 국회의원, 윤준병 국회의원, 전북대 이재연구소와 공동으로 ‘이재난고 보물 승격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토론회는 ‘조선시대 타임캡슐, 이재난고 보물로서의 가치와 위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안대회 교수(성균대)가 기조 강연을 한다. 이어 김승룡 교수(부산대), 박철상 소장(한국문헌문화연구소), 구만옥 교수(경희대) 등 연구자들이 조선문화콘텐츠와 서지학‧과학 사료로서의 가치와 위상에 대해 발표한다.

종합토론은 한문종 소장(전북대 이재연구소)이 좌장으로 박정민 교수(전북대)와 정성희 관장(실학박물관), 이재 황윤석의 8대 종손인 황병무 국방대학원 명예교수 등이 함께 할 예정이다.

이재난고는 고창 출신인 황윤석(1729~1791)이 10세 때부터 눈을 감기 직전까지 53년간 ‘난고’라는 제목으로 쓴 일기를 한데 엮은 것이다.

58책 500여만 자에 이르는 이 책은 과학기술사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의 온천, 제련법(製鍊法), 구리의 분류와 배합 비율의 변화, 광물과 광산, 식물의 명칭 연구, 의학이나 물산 등의 자료가 기록돼 있다.

이는 다산 정약용의 저술보다 100년 정도 앞서며 훨씬 정교하고 그 양도 많다고 고창군은 설명했다.

황윤석은 성리학자이자 실학자로 수학과 천문학, 지리학, 역사학, 언어학, 기술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그 가운데 산학(算學), 천문학 등은 일찍부터 주목받아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특히 ‘윤종기(輪鐘記)’에서는 자신이 관찰한 자명종을 상세히 서술하고 기어비나 작동원리를 방대한 도표로 기록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홍대용의 혼천시계를 복원할 때 ‘이재난고’에 담긴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군은 그동안 황윤석과 이재난고의 학술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2007년 이후 매년 학술대회 개최와 번역과 기록화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부터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