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에 ‘북핵통’ 알렉스 웡 컴백…대북 협상 여지 두나

입력 2024-11-24 08:46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지명자.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북한통’인 알렉스 웡 전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했다.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1기 대북 협상팀 출신 중 유일하게 웡만 2기에도 합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웡 발탁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집권 1기 때 국무부 대북 특별 부대표를 맡은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트럼프가 웡 발탁을 발표하며 직접 김정은을 언급한 것은 여전히 북미 정상외교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알렉스 웡.

웡은 트럼프 1기에서 북한과의 외교 협상에 깊이 관여했다. 웡은 2017년 12월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로 임명됐다. 2018년 초부터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자 웡은 대북 협상 실무를 맡게 된다. 그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에 동행했고,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준비했다. 2019년말 당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부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오른 뒤에는 대북특별부대표를 맡아 국무부의 대북 실무를 총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인 2020년 2월 유엔 특별정무차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북 문제 일선에서 물러났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핵무기를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다만 당선 이후 국무부 장관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 대중 매파를 임명했다.

트럼프는 1기 시절 북핵 협상을 전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내용을 별도로 밝힌 바 있다. 또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도 트럼프 2기에서는 아직 중용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북미 협상이 트럼프의 외교 관심 목록에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웡을 국가안보부보좌관에 지명하면서 대북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창구는 만들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경우 웡의 역할이

웡은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의 외교정책 및 법률 고문을 지냈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 밑에서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며 기업 자문을 하기도 했다. 2021년 8월부터는 한국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 워싱턴 DC 사무소에서 공공관계 총괄 임원을 맡아 대관 업무를 담당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