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이 의학 연구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연구시간은 의정 갈등 이전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2~15일 서울대병원 소속 교수들 16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현재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은 지난해의 몇 퍼센트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평균적으로 ‘35.7%’라고 답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연구 감소가 “당장 급한 진료 업무만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인력은 휴게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설문 문항 중 ‘24시간 근무 후 휴게 시간이 보장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2%는 ‘보장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지난 1주일간의 총 근무 시간을 묻는 문항에는 80%가 ‘주 52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최대 구간인 ‘100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8%였다.
비대위는 “진료량 축소 조치 등으로 사태 초기에 비해서는 (근무시간 등 여건이) 다소 나아졌으나 여전히 대다수 교수가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오랜 시일을 투자해야 하는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호소했다.
이어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데에는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파행적 상황은 내년 이후부터 실제 연구 성과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