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최하영 “내년에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듀오로 한국 데뷔”

입력 2024-11-22 05:00
첼리스트 최하영이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첼로가 가진 무궁무진한 사운드를 관객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하려고 합니다.”

내년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음악가)로 선정된 첼리스트 최하영(26)이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과 함께 내년 4월 30일과 11월 26일 두 차례 예정된 공연을 소개했다. 최하영은 “연주자들이 선망하는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가 되어 기쁘다”면서 “특히 4월 공연을 통해 한국에서 동생과 처음으로 듀오 연주를 하게 돼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하영은 2011년 오스트리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 2018년 폴란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에 이어 2022년 세계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4)도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함께 최고공연상, 청중상, 세미파이널 최고소나타상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언니인 바이올리니스트 최하임(28)도 영국 런던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어서 세 자매가 모두 현악 연주자로 활동하게 됐다.

첼리스트 최하영이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클래식 애호가였던 엄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습니다. 제 경우 어릴 적에 엄마가 취미로 첼로를 배우시는 걸 보고 저도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저희 세 자매가 모두 악기를 전공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셨지만, 결국 셋 다 하게 됐습니다.”

롯데콘서트홀은 2020년부터 인 하우스 아티스트 제도를 통해 탁월한 역량을 갖춘 아티스트를 선정해 관객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도록 하고 있다. 단독 리사이틀을 넘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미디어 아트와의 협업, 음악 동료들과 함께하는 실내악 등 아티스트가 평소에 시도해보지 못한 무대가 구현된다. 최하영은 내년 4월 공연을 고음악에서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부에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3번, 펜데레츠키의 ‘지그프리드 팜을 위한 카프리치오’ 등을 들려준다. 그리고 2부는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함께하는 듀오 무대다. 코다이와 모차르트가 작곡한 ‘첼로와 바이올린을 위한 2중주’ 두 곡을 들려준다.

최하영은 “동생과 베를린에서 4년을 둘이 살았지만 싸운 기억이 없을 정도로 친하다. 음악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는다. 다만 동생이 연주회 때 내 드레스를 꺼내 입고 가기도 한다”고 웃으면서 “동생이랑 늘 듀오로 연주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듀오로 설 예정이라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최하영이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듀오 연주를 하는 모습. 두 사람은 내년 4월 한국에서 듀오 데뷔 무대를 가진다. 롯데문화재단

11월 두 번째 공연은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요아힘 카르와 함께한다. 드뷔시, 쇼니트케, 야나체크, 그리그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하영은 “요아힘 카르의 집이 그리그의 생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며 “그리그의 첼로 소나타는 노르웨이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하영은 인 하우스 아티스트 공연에 앞서 12월 2~8일 롯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에 출연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오케스트라 협연 및 실내악 공연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후배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계획하고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