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2위 재벌인 인도의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그의 자산이 하루 만에 120억 달러(약 16조8000억원)나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뉴욕동부지검은 20일(현지시간) 증권사기 및 뇌물 공여 혐의로 아다니 회장과 아다니그린에너지 임원인 조카 사가르 아다니, 다른 임원인 브니트 자인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직 임원 2명과 캐나다 투자사 전직 직원을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아다니 회장 등이 인도 공무원에게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 이상의 뇌물을 건넨 대가로 에너지 개발사업에 특혜를 받았고, 이 과정에 아다니그린에너지 전직 임원 등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투자자와 은행을 속여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아다니 회장은 1988년 창립한 아다니그룹을 인도 최대 에너지·물류 기업으로 육성했다. 세계 각국의 항구·공항 운영권을 따내며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천연가스를 포함한 자원개발을 통해 큰 부를 쌓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이날 뉴욕증시 마감 종가까지를 반영한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855억 달러(약 120조원)로 집계됐다. 세계 18위이자 아시아 2위로 평가된다.
다만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21일 “아다니 회장의 자산이 미국에서 기소된 뒤 120억 달러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아다니 그룹사 주가는 이날 최대 20% 넘게 급락했다.
아다니 회장의 자산 감소액을 반영해도 아시아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아시아 1위 재벌은 세계 17위인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다. 그의 자산은 943억 달러(약 131조7000억원)로 평가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