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임교회(장유성 목사)는 지난달 4번의 주일예배를 ‘함께하는 식탁예배’로 드렸다.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 후 다른 장소로 옮겨 식사하는 게 아니라 예배 중에 식사 교제를 더한 신선한 시도였다.
장유성 목사는 “경직되고 딱딱한 예배 분위기에서 벗어나 마치 초대교회처럼 자유롭게 먹고 마시며 대화하는 예배를 꿈꾼 것”이라며 “성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6주간 ‘예수님의 식탁’ 시리즈로 설교를 했고 식탁에도 촛불과 성경 구절을 넣은 순서지를 올려놓는 등 경건한 분위기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은 처음에는 언제 음식을 먹어야 할지 눈치를 보거나 수저 부딪치는 소리에 신경을 쓰는 등 불편한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장 목사는 “어색해하는 성도도 있었지만 마치 가족끼리 밥 먹으며 이야기하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면서 “가장 큰 장점은 예배가 무조건 조용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조심스러운 시간이 아니라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성도들이 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임교회처럼 식탁예배를 시도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교회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도시공동체연구소(소장 성석환 교수)는 21일 서울 광진구 광장교회(김만 목사)에서 ‘함께하는 식탁교회’ 세미나를 열고 식탁교회의 의미와 적용 가능성에 대해 나눴다.
식탁교회는 미국에서 시작된 ‘디너 처치’에서 따온 것으로 예수님을 모르는 공동체와 식사의 자리를 함께하면서 공동체적 관계성을 회복하려는 선교적 교회 모델이다. 성석환 소장은 “식탁교회가 도시인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 고통스러운 외로움, 메마른 영성을 치유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아직 생소한 개념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그 가능성을 나누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회 청년들의 이성 친구를 초청하는 데 식탁예배를 적용한 송파교회(김관표 목사)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예배에 오라고 했다면 꺼렸을 청년들이 식사하자는 말에 선뜻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김관표 목사는 “서로 음식을 먹고 치우면서 자연스럽게 기독교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꾸몄다”면서 “전형적인 예배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런 교제 자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달여간 청년들과 함께 ‘공동의 식탁 예배’를 시도했던 성 소장은 “참석한 청년들이 기존 교회에서 느꼈던 경직된 분위기, 봉사와 섬김을 강요받거나 불친절했던 구조 등에서 벗어나 좋았다는 의견을 줬다”며 “앞으로도 일상이 예배가 되고 식사가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라는 인식이 깊어지고 이런 시도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