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누가 돼도 뛴다던 바이오, ‘눈물의’ 10%대 급락중

입력 2024-11-24 00:06
국민일보DB

미국 대선에서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바이오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대비 현재 수익률은 –10% 안팎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약세의 원인으로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미국에서 보건 분야 수장에 백신 회의론자로 불리는 인물이 임명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일 대비 22일 10.42% 하락한 3532.51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헬스케어 기업 36곳으로 구성된 KRX300 헬스케어도 10.66% 떨어졌고 KOSPI 의약품도 8.19%, KOSPI의료정밀은 10.23% 급락했다. 코스피200 헬스케어 또한 –13.27% 수익률로 코스피 지수 전체 중 가장 급격한 하락폭을 보였다.

당초 증권가에선 미 대선 이후 수혜 분야로 방산 우주항공 등과 함께 바이오주를 꼽았다.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양 후보 모두 중국의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주가 전망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우선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이 깊다. 통상 바이오 기업에는 자금 조달 등의 이유로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오는 12월 18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은 22일 기준 44.1%에 달한다. 한 달 전 28.7%에서 15.4% 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건 분야 인사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15일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헬스케어 지수가 케네디 주니어 임명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대비 15일 5.5% 하락했고,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도 10.2% 떨어졌다”며 “신약 승인 절차와 관련한 규제나 기준을 강화하는 데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22일 식품의약국(FDA) 국장으로 존스홉킨슨대 외과 의사이자 작가인 마틴 마카리 지명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카리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여전히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5년은 전체적으로 비만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비만치료제가 시장에서 기록하는 매출이 추가적인 연구 개발 동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생물보안법이 상원을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식이 진행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공장이 추가로 준공될 예정이기 때문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