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 캐나다 비료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북미 청정 암모니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DL은 20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캐나다 비료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공장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DL은 “이번 계약으로 캐나다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DL그룹의 건설업체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맡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는 CCUS 기술 라이선스를 공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캐나다 중남부 서스캐처원주 벨 플레인 지역에 하루 1500톤의 블루 암모니아를 처리해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2026년까지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05만톤의 비료를 생산한다. 총 계약금액은 3500만달러(약 486억7100만원) 규모다.
이 공장에는 카본코의 CCUS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통상 비료를 생산할 때 핵심원료인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데,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공기 중 배출을 막는다. 이를 위해 ‘아민’ 계열 흡수제를 활용해 연간 약 7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아민은 염기성 물질로, 산성인 이산화탄소에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흡수장치에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둔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으로 약 10km 떨어진 지하 저장소에 보내 영구 저장된다.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한편, 이를 원료로 친환경 비료까지 생산하는 구조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CCUS 기술을 수출한 것은 처음이다.
DL이앤씨는 이번 계약을 통해 전체 20억달러(약 2조7800억원) 규모의 본사업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고 기대했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캐나다는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해 대형 플랜트 공사를 꾸준히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설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카본코가 보유한 기술로 이산화탄소 포집 생산성을 높이고 대규모 포집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가 글로벌 CCUS 시장에서 국산 기술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