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보다 화려해”…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로 탈바꿈

입력 2024-11-21 16:26
롯데슈퍼가 21일 리뉴얼 오픈한 서울 강남구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에 과일이 진열돼 있다. 김성훈 기자

“롯데마트·슈퍼는 지난 3∼4년간 신선식품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특히 그랑그로서리 매장은 고객들의 ‘오늘 뭐먹지’라는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롯데슈퍼가 21일 서울 강남구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기존 ‘롯데 프리미엄푸드마켓 도곡점’에서 식품 비중을 높여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날 오전 10시, 매장을 오픈하자마자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한층 다채로워진 상품들을 접한 소비자들은 신기해하며 매장용 카트에 물건을 채워 넣었다. 특히 델리 코너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중식·초밥·한식 반찬 도시락 등이 종이용기에 담겨 가지런히 놓인 모습을 보며 발걸음을 멈춰섰다. 계산대 앞은 금세 줄이 늘어섰다.

롯데마트→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콘셉트 이식

롯데마트·슈퍼는 소비자들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줄 그로서리 전문마켓이라는 의미를 담은 ‘그랑그로서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1호점인 은평점이 성공을 거두면서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에도 같은 매장 콘셉트를 적용했다.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은 올해 누계 기준(1월 1일∼11월 19일) 매출이 전년보다 약 10% 상승했다.

도곡점은 롯데슈퍼의 첫 그랑그로서리 매장이자 SSM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식료품 전문 매장이다. 식료품 수는 일반 롯데슈퍼 점포에서 취급하는 식료품 수 대비 약 30% 많은 약 5000개에 달한다. 롯데슈퍼는 식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전용 매대를 만들거나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손잡고 단독 상품도 출시했다.

롯데슈퍼가 그랑그로서리 매장 콘셉트를 적용한 데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작용했다. 시장 조사 기관 NIQ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슈퍼마켓의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근거리에 있는 식료품점을 방문해 필요한 수량만 그때그때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슈퍼는 첫 그랑그로서리 매장으로 도곡점을 선택한 이유로 구매력이 높은 4050 고객이 많고 델리 식품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 반경 500m내 대형마트나 SSM이 존재하지 않아 경쟁력이 높은 점포”라며 “400여평에 이르는 큰 매장 규모도 공간 구성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치기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을 방문해 델리 코너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성훈 기자

프리미엄·가성비 식품 두루 갖춰…“반찬 고민 끝”

우선 델리 식품 진열 면적을 배로 늘린 ‘델리 아일랜드’를 전면 배치했다. 김밥, 초밥, 치킨 등 즉석 제조 먹거리 코너 ‘요리하다 키친’과 소용량·가성비 한 끼 콘셉트 ‘요리하다 월드뷔페’, 프리미엄 반찬 코너 ‘도시곳간’으로 구성했다. 델리 상품 종류만 200여개에 달한다.

간편식 전문 코너에서는 밀키트, 안주류 등 냉동 간편식 구색을 배 이상 확대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롯데슈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이어트식 곤약 김밥류 4종, 브랜드 냉동 도시락 20여종, 냉동나물 5종 등이 포함됐다. ‘미미네 떡볶이’, ‘고래사 꼬치 어묵’ 등 국내 유명 맛집과 콜라보한 기획 상품 30여종도 판매한다.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고소득층이 많은 주변 상권 특성에 맞춰 프리미엄 신선 식품과 주류도 선보인다. 두리안, 용과, 망고스틴 등 수입 열대과일과 불로초 감귤, 킹스베리 딸기 등 과일도 판매한다.

21일 서울 강남구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채소 코너에 진열된 유러피안 상추를 고르고 있다. 김성훈 기자

채소에서는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버터헤드’를 포함해 뿌리가 살아있는 유러피안 채소 9종을 롯데슈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수산 코너에서는 ‘얼큰 홍게 어묵탕’, ‘문어 해물탕’ 등 그날 손질한 수산물로 구성된 밀키트와 활전복, 킹크랩·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주류 전문매장 ‘보틀벙커’도 도곡점 한 쪽에 자리 잡아 와인·위스키 등 총 800여종을 선보인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근거리 유통 채널의 핵심인 기업형 슈퍼마켓에 매일매일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주는 그랑그로서리 포맷을 접목한 매장”이라며 “도곡점 오픈을 통해 차별화된 슈퍼마켓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