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절체절명 위기에…문재인 ‘고양이와 뽀뽀’ 사진

입력 2024-11-21 16:19
고양이와 입 맞추는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책방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고양이와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공개돼 이목을 모았다.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 측은 20일 저녁 페이스북에 서점 내부에서 고양이 두 마리와 놀아주는 문 전 대통령의 사진들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문 전 대통령은 고양이와 가볍게 입을 맞추거나 손을 내밀어 놀아주고 있다. 책방 측은 고양이 이름을 ‘만복이’와 ‘다복이’라고 소개하며 이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전했다.

전임 대통령의 근황을 전하는 일상 사진이지만 친명(친이재명)계나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시기가 공교롭다는 이유에서다.

고양이와 놀아주는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책방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은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이후 극도로 혼란한 상황이다. 더욱이 오는 25일에는 이 대표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이 업로드된 날 이 대표는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위기 대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시점에도 등산하거나 밭에 감자 심는 사진을 올렸다가 이 대표 지지층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당시 이 대표의 한 지지자는 커뮤니티에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에 비판을 못 하시겠으면 오늘 한 번만이라도 여유로운 글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되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친명계인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원죄가 있는 문 전 대통령이 반성이나 치열한 투쟁 없이 한가롭게 신선놀음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을 분노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8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다만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 9월 경남 양산 평산마을 회동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정치적으로도 또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라고 비판했고 문 전 대통령은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