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가 서울 광화문 본부를 경기도 양주시 일영연수원으로 임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4년 동안 본부 이전을 통해 연간 25억원의 임대료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퇴 목회자를 위한 은급 기금 확충과 교단 재정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21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교회에서 열린 제36회 총회 첫 번째 총회실행부위원회(총실위)에서 본부 이전 안건이 통과됐다. 김정석 감독회장이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본부 이전은 한시적인 조치로, 4년간 약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한 뒤 서울에 새로운 본부를 건축하는 장기 계획의 하나다. 김 감독회장은 이전을 통해 감리교회의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은급 기금을 대폭 늘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서 김 감독회장은 본부 이전 안건을 발의하며 배경과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본부 이전의 핵심 이유는 은퇴 목회자를 위한 은급 기금 확충과 교단 재정 안정성 강화다. 현재 광화문 본부 건물의 교단 소유 지분은 약 4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동화면세점(46%)과 제3의 투자자(8%)가 보유하고 있다. 김 감독회장은 기감 관계기관이 사용 중인 13층과 16층을 임대하면 연간 약 25억원의 추가 수익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은급 기금을 보강하고 교단 운영 자원을 확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부 이전 결정은 재정적 실익을 강조하는 찬성 의견과 역사적 상징성 및 현실성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선 끝에 통과됐다. 반대 측은 광화문 본부가 갖는 상징성과 일영연수원의 낙후된 시설을 지적하며 이전 계획의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감독회장은 “현재 광화문 본부는 감리교의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단순 상업용 건물로 전락했다”며 “이번 이전은 감리교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4년간 임대 수익을 통해 약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이나 접근이 편리한 신도시에 새로운 본부 건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임시 이전은 감리교회의 재정적 토대를 튼튼히 하기 위한 단계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100억원의 수익을 전제로 대출을 통해 새 본부 건축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도 했다. 현 본부 건물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은급 기금 보강과 교단 운영 자원 확충에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시점은 새로운 본부 건축이 완료된 이후부터라는 이야기다.
이번 본부 이전 안건은 총실위 통과와 함께 유지재단 이사회와 기본재산관리위원회에서도 논의됐다. 유지재단 이사회는 총실위 결의 후 오는 12월 이사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소위원회는 총실위, 유지재단 이사회, 기본재산관리위원회가 각각 추천한 위원들로 구성되며 본부 이전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당하게 된다.
김 감독회장은 본부 임시 이전을 위해 약 15억원 이상의 리모델링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일영연수원은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전기 승압, 수도 및 도시가스 설치, 엘리베이터 교체 등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감독회장은 “리모델링 공사는 내년 4월 중순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새롭게 인선한 본부 각국 총무들이 실행부위원들에게 인사했다. 문영환 부암교회 목사가 사무국 총무에, 황병배 협성대 교수가 선교국 총무로 새롭게 선임됐다. 이밖에 교육국 사회평신도국 총무와 도서출판kmc 사장은 유임됐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