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배당은 다양한 공간디자인을 통해 교회의 이념과 지역의 역사 문화성을 반영하면서 신성함과 소속감을 전달하고 예배의 기본적인 기능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이는 개신교와 가톨릭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적인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대 예배당의 다양한 건축적 특징을 탐구함으로써, 오늘날 교회 건축이 지향하는 가치와 역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배당 01
다양한 평면과 공간 구성
현대 교회 건축은 전통적인 형식을 탈피하여 유연한 평면 구성과 다양한 공간 배치를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역사 속의 교회 건축이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한계와 더불어 주로 십자가형 평면과 일렬 좌석 배열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현대 교회는 구조와 건축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대공간을 조성할 수 있게 되면서 기둥이 없는 대규모 공간 속에 방사형 좌석 배열, 개방형 평면, 자연광 활용 등의 다양한 공간적 접근을 통해 신도들의 적극적인 예배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다양한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설계를 통해 전통적인 예배뿐만 아니라 찬양 집회, 세미나, 심포지엄, 음악회, 강연회, 다양한 교육 및 커뮤니티 활동 등을 감당하는 교회의 중요한 공간입니다.
크리스탈 대성당(Crystal Cathedral)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교회로, TV 스튜디오와 예배 공간을 겸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외관은 1만 개 이상의 유리 패널로 구성되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해 밝고 개방적인 예배 공간을 제공합니다.
예배당은 중앙 집중형 평면으로 설계되었으며, 방사형 좌석 배열을 통해 신도들이 제단에 가까이 앉아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내부는 130피트에 이르는 높은 천장과 흰색 강철 격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연 환기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크리스탈 대성당은 유리와 빛을 활용한 독창적인 디자인, 중앙 집중형 평면, 방사형 좌석 배열을 통해 영적 몰입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며, 현대 교회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그리스도 빛의 대성당(The Cathedral of Christ the light)은 현대적 예배당으로, 목재와 유리로 이루어진 외피를 통해 자연 채광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글루램(glulam) 목재, 고강도 강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사용하며, 내진 설계로 베이스 아이솔레이션 시스템을 적용해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친환경 건축을 지향하여 플라이 애시와 슬래그를 포함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사용해 시멘트 사용을 줄였으며, 열관성 기법을 통해 실내 온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합니다. 더글러스 전나무를 활용한 내부 마감은 구조적 탄성을 제공해 내진성도 강화합니다. 이 대성당은 빛, 구조적 안정성, 지속 가능성을 조화롭게 통합한 현대적인 예배 공간입니다.
주빌리 교회(Jubilee Church)는 이탈리아 로마 교외 토르 트레 테스타(Tor Tre Teste)에 위치한 현대적 교회로, 빛, 곡선, 순백의 색채를 통해 신성한 분위기를 창조한 건축물입니다.
주요 특징은 세 개의 곡선형 콘크리트 벽으로, 성부, 성자, 성령을 상징합니다. 이 벽들은 배의 돛을 연상시키며, 하늘로 뻗어 오르는 형태로 신과의 연결을 상징합니다. 외부와 내부는 순백의 콘크리트로 마감되어, 빛을 반사해 밝고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중앙 예배 공간은 곡선형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자연광을 적극 활용해 설계되었습니다. 예배당 내부는 제단을 중심으로 반원형 좌석 배열을 채택해, 신도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예배당은 전례 개혁에 따른 기능적 및 상징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여 설계되었습니다. 예배당은 가장 잘 보이고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배치되어 있으며, 장미 정원을 마주한 위치에 배치되어 공동체와 축제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현대적 전례 요소와 전통적인 십자가 배치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제단과 성좌가 어느 자리에서도 잘 보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내부는 일곱 개의 천창을 통해 다양한 색채의 빛이 유입되어, 일곱 성사를 상징하는 요소로 신앙의 은총을 표현합니다. 입구에는 종과 십자가를 결합한 천창이 있어 공동체의 상징적 역할을 합니다.
부지는 기존 석탄 저장소를 발굴한 자리에 조성되었으며, 교구 센터와 사제 주택은 두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예배당은 빛을 활용해 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교회의 본래 목적을 강조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헤르츠 예수 교회(Herz Jesu Kirche)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 현대적인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박스형 형태와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예배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입니다.
외관은 수직 나무 슬랫으로 덮여 있으며, 유리로 된 이중 외벽 구조를 통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내부에 개방감을 제공합니다. 내부는 기둥이 없는 개방된 구조로, 제단을 중심으로 회중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합니다. 대형 창문과 유리벽을 통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여, 밝고 신성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 교회는 빛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앙의 깊이를 강조하며, 자연 재료를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설계를 반영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신도들에게 평화롭고 영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