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회 “머스크 나와라”… ‘SNS 허위정보’ 추궁 목적

입력 2024-11-20 21:45
엑스(X)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UFC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영국 의회가 엑스(X) 소유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소환해 허위 정보 확산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로 했다.

영국 하원 과학기술위원회는 일론 머스크를 소환해 엑스가 허위 정보 확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현지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원장인 치 온우라 노동당 의원은 “머스크는 여러 문제에 강력한 의견을 갖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면서 허위 정보를 조장하는 태도를 어떻게 조화시키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영국 정부가 주최한 국제 투자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온우라 의장은 “그를 초청해 이 문제를 만회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번 조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올여름 영국에서 일어난 폭동에 미친 영향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허위·유해 콘텐츠 증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영국에서는 지난 7월 29일 사우스포트 소재 댄스교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사망한 뒤 이슬람 혐오 시위를 선동하는 이미지가 페이스북과 엑스에서 빠르게 퍼졌다. 10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이들이 가해자를 무슬림 난민이라고 잘못 지목하는 바람에 허위 정보가 확산했다.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콤은 일부 SNS 플랫폼이 특정 인종·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폭력을 선동하고 모스크와 난민 시설을 공격하도록 부추겼다고 결론지었다.

가디언은 “(위원회는)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해를 끼칠 수 있는 콘텐츠 확산을 조장하는 방식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청문회는 내년 초 열린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와 틱톡 고위 임원들도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가 출석할지는 불확실하다. 가디언은 “세계 최고 부자인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또 머스크가 영국 노동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점과 함께 사우스포트 사건 이후 발생한 폭동 당시 “내전은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했다.

오프콤은 다음 달 온라인안전법에 따른 불법 유해물 관련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SNS 기업이 불법 콘텐츠 확산을 방지하고 안전 위험을 완화하도록 하는 조치를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