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통령실 수행원이 현지 보안요원의 제지에 불응해 몸싸움을 벌인 장면이 외신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소동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차량에서 내린 윤 대통령이 레드카펫을 따라 입장하는 상황에 현지 보안 요원이 윤 대통령을 뒤따르던 통역 담당 수행원에게 다른 동선을 안내하며 말을 걸었다.
하지만 해당 수행원은 아무런 답변 없이 레드카펫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보안 요원이 계속 옆에서 붙어서 걷자 다시 방향을 바꿔 레드카펫을 가로질렀다. 그러자 또 다른 보안 요원까지 나서서 막아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수행원이 목에 걸고 있던 출입증을 들어 보였지만 보안 요원들은 그의 허리 부분을 잡고 입장을 막았다.
뒤쪽에서 다소 거칠게 실랑이가 벌어지자 상황을 알아챈 윤 대통령은 당황한 듯 걸음을 멈춰서서 이들을 바라봤다. 그 순간 수행원은 보안 요원들을 강하게 뿌리치며 윤 대통령보다 앞서서 걸어 나갔다. 일련의 상황은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는데, 이 장면에서 화면이 전환됐다.
문제의 몸싸움 장면을 두고 국내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현지 보안 요원들의 경호가 과도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정상회의 현장에서 대통령실의 의전 참사가 벌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VIP보다 앞서 걸으면 안 된다는 기본 의전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20일 “브라질 측 현장 경호원의 착오로 발생한 일로 이후 사과를 받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우리 측 통역요원이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의장에 입장해야 하는 상황임을 브라질 측 연락관을 통해 사전에 협조 요청해 통역요원을 대동하기로 돼 있었지만 실무적으로 이를 전달받지 못한 브라질 측 현장 경호원의 착오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브라질 연락관이 경호 측에 다시 상황을 설명해 우리 측 통역요원이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의장에 정상적으로 입장했다”며 “브라질 경호원의 실무적 착오로 우리 통역요원의 입장이 일시적으로 제지된 데 대해 브라질 연락관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