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중국 커머스(상거래) 앱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커머스 사업 개편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별도의 쇼핑 앱·서비스 출시와 브랜드명 변경 등을 준비하며 국내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20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904만명으로 지난달 대비 3.4% 증가했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MAU는 지난 2월 818만명, 6월 836만명을 기록하며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테무의 MAU는 679만명으로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 2월 581만명을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 부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커머스 사업의 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중국 커머스 앱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커머스 사업 매출액은 7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은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약 26%가량을 차지하며 광고 사업 다음으로 매출 견인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커머스 사업 매출액은 2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가량 늘었다.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은 계열사의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재 속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업 부문 중 하나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사업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커머스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매출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큰 폭의 서비스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AI 추천 기술을 담은 쇼핑앱을 별도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 앱은 AI가 이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과 쇼핑 관련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추천하는 등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무엇을 살지 탐색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것이 앱의 궁극적 목표다. 배송 서비스명도 개편해 기존의 ‘도착보장’에서 ‘네이버배송’으로 바꾼다.
카카오는 연내 초개인화 AI 쇼핑 메이트인 ‘AI 커머스 MD(상품기획자)’를 선보이기 위해 사내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AI 커머스 MD는 이용자의 성별, 연령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제안한다. 카카오는 이달부터 해외에 배송지를 둔 국내 사업자가 직구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했고, 다음 달에는 쇼핑하기 서비스명을 ‘톡딜’로 변경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커머스 앱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저가 공세에 밀리지 않을 만큼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