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웨이’ 한길을 1군으로 콜업했다. 생소한 이름이다. 그는 어떤 선수일까.
KT는 20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한길을 차기 시즌 1군 서포터로 기용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그와 3년 재계약을 체결, 2027년까지로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고도 밝혔다.
2020년 KT에 연습생으로 입단한 뒤 이름처럼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그로서는 4년 만에 합당한 보상을 받게 된 셈이다. 이미 자격은 충분하다. 올해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에서 KT가 모든 대회를 우승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올해 KT 2군은 CL 역사상 가장 강한 팀으로 꼽혔다. 흥미롭게도 CL 선수들다운 날것의 라인전이나 교전 능력이 아닌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팀의 운영을 책임졌던 정글러 ‘함박’ 함유진과 서포터 한길의 차기 시즌 활약에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다.
한길에 대한 해설위원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더욱 기대치가 올라간다. 허만흥 해설위원은 지난 4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KT가 올해 CL에서 압도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가 운영 능력이었다”면서 “나는 프로 출신이다 보니 경기를 해설할 때도 미니맵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많이 보는 편인데 올해는 KT의 정글·서폿 운영이 CL에서 독보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길이 주로 그런 부분(운영)을 담당했다고 하더라. 콜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들었다”면서 “당장 1군에서 활동해도 손색이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1군에서 상위권 수준의 활약을 펼치지는 못하겠지만 확실히 키워볼 만한 선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현 해설위원 역시 한길을 “당장 LCK에 데뷔해도 되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올해 KT는 정글·서폿의 운영적인 움직임과 시야 장악을 통해 딜러진의 ‘고점’을 끌어올려 준 팀”이라면서 “KT의 정글·서폿은 제가 지금까지 봐온 CL 선수들 중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CL 팬들 사이에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올해 KT 2군이 LCK에 참여해도 하위권 팀까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글·서폿은 LCK 무대에 적응만 잘 해낸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만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신 해설은 “올해로 CL 해설을 맡은 지 3년이 됐다. 그동안 체급은 다소 부족해도 후반 운영과 한타로 이기는 농심 레드포스, 모든 걸 두루두루 잘하는 소위 ‘육각형 팀’ 디플러스 기아처럼 강한 팀들이 많았다”면서도 “역대 CL 팀 중 정글·서폿의 운영 완성도가 가장 높았던 건 올해의 KT”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