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났으니까 돈 좀 쓸게요”…수험생 소비 급증

입력 2024-11-21 07:01
14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권현구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게임기 등 전자기기 상품과 패션 매출이 급증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했고, 연말·졸업 시즌 선물용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수능 다음 날인 지난 15일부터 18일 사이 게임 가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17∼20일)보다 약 80%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모니터는 50%, 태블릿은 40%, 키보드·마우스는 약 30% 매출이 늘었다.

게임기는 1020세대 사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품목이다. 닌텐도 ‘스위치 OLED’, ‘스위치 OLED 동물의 숲 세트’ 등 제품이 특히 수요가 높다. 게임기는 연말 인기 선물로 꼽히는 만큼 당분간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3년(2021~2023년) 판매한 게임 가전을 살펴본 결과, 연중 12월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태블릿도 최근 들어 수요가 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영상 시청·학습 목적의 10~30만원대 가성비 제품뿐 아니라 60~80만원대 모델도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패션업계에서도 수험생들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플랫폼 ‘지그재그’의 분석에 따르면 15∼17일 사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2006년생 신규 가입자 수가 직전 주와 비교해 30% 늘어났다. 지난해 수능 시즌(2023년 11월 17∼19일)과 비교해도 31% 증가한 수치로, 매년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의 신규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3 소비자들은 사흘간 하루 평균 14회 이상 지그재그 앱을 실행했다. 같은 기간 구매 상품 수와 거래액 역시 수능 직전 주와 비교해 각각 10%, 13% 증가했다. 주요 검색 키워드는 ‘니트’, ‘무스탕’, ‘패딩’ 등으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카테고리별 구매 상품 수는 쇼핑몰, 뷰티, 패션 브랜드, 라이프 순으로 많았다. 고3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상품을 주문한 쇼핑몰 부문은 구매 상품 수와 거래액이 전주 대비 각각 12%, 10% 증가했다. 직전 주 대비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부문은 라이프로, 구매 상품 수와 거래액이 각각 86%, 116% 늘었다.

유통업계는 수험생들을 끌어당기면서 연말 특수까지 함께 겨냥하고 있다. 백화점 3사는 수험생들을 겨냥해 각종 행사를 펼치는 동시에 정기세일을 진행 중이다. 호텔·여행 업계도 수험생 전용 숙박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거나 할인을 제공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