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내년 韓경제 “경기하락 위험 크다”…올해 성장률도 낮춰

입력 2024-11-20 15:23
국제통화기금(IMF) 라훌 아난드 한국미션 단장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IMF-한국 연례협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한국 경제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평가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 한국미션단은 지난 7일부터 2주간 진행한 연례 협의(Article IV) 결과 발표에서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이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 2.2%에서 0.2% 포인트 낮췄다.

연례 협의는 회원국의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인 2.0%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겠지만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2%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3분기 성장률 둔화를 반영한 수치다. 내수회복세가 약하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로 2% 초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션단은 연례협의 발표문에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하방리스크가 더 큰 편”이라며 “국내외 환경 변화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라훌 아난드 한국미션 단장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IMF-한국 연례협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라훌 아난드 한국미션단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리스크’ 관련 질문에 “당연히 미국 선거 결과가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전망치를 내놓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고령화에 대응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무역 패턴 및 혁신기술 변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며 “출산을 어렵게 하는 경제적 제약 요인을 완화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높이고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고령화 대응책을 강조했다.

전반적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성장은 회복세,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완화, 금융안정성 위험은 감소했다”며 “강력한 경제 펀더멘탈과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최근 여러 차례 글로벌 충격에 잘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부채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며 “장기적으로 고령화 또는 기후변화 사안들을 감안해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F는 점진적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아난드 단장은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불확실성을 감안해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 상황을 방치하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은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의 취약 요인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선제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며 “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됨에 따라 필요 시 추가적인 건전성 조치가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