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광주시 핵심 공약인 ‘영산강 Y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다. 영산강과 황룡강을 잇는 수변공간에 매력 넘치는 관광 거점을 만들기로 했으나 상당수 현안사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라는 구호를 내걸고 2026년 말까지 영산강 일대를 문화·생태·관광 복합공간으로 꾸미는 공약사업을 추진 중이다.
Y는 영산강과 황룡강 합수 지점 지형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영산강 수질을 2등급으로 개선하고 자연 속에서 더불어 먹고, 즐기고, 경험하는 익사이팅 수변 공간을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황룡강변에 조성한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발표했다.
맑은 물, 익사이팅, 에코, 연결 등 4대 가치를 담은 핵심 전략을 토대로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활력이 넘치는 ‘꿀잼 도시’ 구축에 필요한 20개 현안사업도 확정했다.
영산강을 중심으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Y프로젝트 총사업비는 3785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요사업 예산 집행률이 0%에 그치거나 한 자릿수에 불과할 만큼 구체적 성과가 없어 벌써부터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실제 영산강 황룡강 Y 브리지(8억 원), 송산섬 테마시설(5억 원), 영산강 수질정화 생태 습지(1억 원) 조성사업은 연말이 가까운데도 그동안 예산집행이 한 푼도 이뤄지지 않았다.
영산강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12억 원)과 아시아 물역사테마체험관(12억 원) 예산집행률도 5.7%와 1.2%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광주시의회 이귀순 의원은 지난 18일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시 신활력추진본부가 추진 중인 1억 원 이상 사업 15건의 예산집행률이 11.9%로 매우 낮다”며 “예산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업 중 6건이 Y프로젝트 관련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본예산 심의 때 다른 부서 예산은 대폭 감액하면서 시장 공약사업 실현을 서두르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을 편성하고도 정작 이듬해로 집행을 넘겨야 할 사업비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마한·백제 시대 교류 변천사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는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과 자연형 물놀이장, 인공서핑장, 실내 클라이밍장 등 ‘익사이팅존’은 접근성이 부족하거나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Y프로젝트 전제인 영산강 수질개선과 수량 확보 사업은 2030년까지 마치기로 해놓고 익사이팅존 조성을 마친 2027년부터 가족·연인 단위로 맑은 물에서 익사이팅을 즐길 수 있다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수질 개선이 되지 않아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물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시는 전문가 의견수렴과 설계 공모, 관계기관 협의 등 행정절차가 오래 걸려 상당수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내년부터 예산이 본격 투입되면 2026년 말까지 수질 개선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신중히 접근하다 보니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Y프로젝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로드맵을 빈틈없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