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이 진행한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충남 예산시장의 상권 임대료가 폭등한 데 대해 “비싼 임대료 때문에 시장경쟁력을 무너뜨린다면 시장을 통째로 옮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 대표는 19일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 ‘재개장에 6개월이나 걸린 이유, 와보시면 압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진절머리 나는 사람”이라며 “부동산 투기꾼들이 붙어 땅값이 들썩거리면 우리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지역이 활성화해 외부인과 자본이 유입되면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백 대표는 2018년부터 예산군과 지역상생 협약을 맺고 구도심 상권 회복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중 특히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복고풍으로 새로 단장한 예산시장은 ‘백종원 효과’를 톡톡히 보며 인기 명소가 됐다.
예산시장이 활성화되자 임대료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따라붙었다. 한 상인은 “월세가 10만원이던 가게가 지금은 16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올라간다더라”고 말했고 다른 상인도 “사람이 많이 몰리니 시세가 상승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백 대표는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임대료 상승을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MBC ‘다큐플러스-백종원 시장이 되다’에 출연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릴 것을 우려해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지자체와 더본코리아가 일부 상가를 매입했다”고도 밝혔다.
백 대표는 “비싼 임대료 때문에 시장경쟁력을 무너뜨린다면 우리와 마음 맞는 사장님들을 모시고 시장을 옮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빈말이 아니다. 시장을 통째로 놔두고 나갈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 대표는 “저도 더본코리아도 지역의 미래와 성장력을 보고 시작한 사업이다. 처음부터 돈 벌자고 시작한 건 아니다. 모두 같은 마음이었으면 한다”면서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지역의 부동산 투기를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예산시장은 지난 4월부터 약 6개월간 바닥·지붕·기둥 등을 현대화하는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고 지난달 재개장해 운영 중이다. 방문객 주차 편의를 위해 사업비 56억원을 들여 187면 규모의 주차장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