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가 본 민주당 장외집회…“촛불집회와 달랐다”

입력 2024-11-19 19:30 수정 2024-11-19 20:29
이재명(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 집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주최 대형 ‘당원의 날’, ‘이재명 부흥회’ 성격에 불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열고 있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이렇게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야권이 연대하고 시민사회단체까지 합류하고 있지만, 대통령 탄핵의 동력이 됐던 2016년 촛불집회 때와는 기류가 다르다는 게 국민의힘 분석이다.

19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국민의힘 민주당 집회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여당은 장외집회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동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진단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처음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 참석자를 5만여명으로 추산했다. 또 참석자 중 민주당 당원협의회 관계자와 당원, 일반 시민 비율이 7:2:1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대다수가 당협 관계자 혹은 민주당원이고, 일반 시민 차원의 순수한 집회 참여율은 저조하다”며 “2016년 (촛불집회) 당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이튿날 열린 3차 장외집회 참석자는 1만~1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1차 집회 때보다 약 3만~4만명 빠진 것으로 본 것이다. 보고서엔 “인원이 밀집한 중심부 지역도 상당 부분이 비어있었다”며 “추산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적혔다.

국민의힘은 당원 동원 방식의 집회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상당수 당협에서 45인승 버스 한 대조차 채우지 못했고, 일부 호남 지역 당협의 경우 인원이 20~30명 내외로 상당히 적다”며 “민주당과 연대한 야권 및 시민단체가 총출동했음에도 집회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현장을 모니터링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연설 전 현장을 떠나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도 다수였다”며 “집회 외곽에서는 연설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집회가 이 대표 ‘방탄’에 맞춰져 있다보니 2016년 촛불집회처럼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아무리 총동원령을 내리고 여러 단체를 모아도 인원이 안 모이는 이유는 국민의 높은 수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민의힘 대표 직속 기구인 전략기획본부에서 내부용으로 작성됐다. 당 지도부가 민주당 장외집회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평가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인 참여자 규모는 과거보다 적지만, 집회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제 막 세 번째 집회를 마쳤고, 시민사회와 노동계 집회도 따로 이뤄지고 있다”며 “2016년에 비해 열기가 떨어진다는 것은 여권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선고를 앞둔 23일 4차 장외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강민 송경모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