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차량 돌진에 의한 ‘묻지마 범죄’가 또 발생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피해 처리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당국 조사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19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현지시간) 후난성 창더현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굣길 학생과 학부모들을 덮쳤다.
신화통신은 “여러 학생과 어른이 다쳐 쓰러졌고 현장이 혼란스러웠다”며 “현재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불명”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부상자는 모두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SUV 운전자는 인근 시민들과 학교 보안요원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현장에 쓰러져 있고 다른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안으로 긴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 있던 학부모와 시민 등이 SUV 운전자를 차에서 끌어내 둘러싸고 집단 구타하는 영상도 올라왔다.
홍콩 싱타오망에 따르면 인터넷에는 피의자의 9살 아들이 선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동급생 4명에게 구타를 당해 한쪽 고환이 터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학교 교사들이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아 용의자가 여러 부서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소용이 없어 사회에 보복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은 촘촘함 감시망과 엄격한 총기관리 등으로 안전한 국가라고 자부해왔지만,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장쑤성 우시에서 졸업시험 탈락과 낮은 인턴 급여에 불만을 품은 직업학교 학생의 흉기난동으로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지난 11일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이혼과정에서 재산분할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중형 SUV를 몰로 체육센터로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9월 상하이의 대형 마트에선 흉기난동으로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고 지난달 베이징의 초등학교 앞에서도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쳤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