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EREV 2026년말 양산 목표”

입력 2024-11-19 17:47 수정 2024-11-19 18:01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사업 방향성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8% 성장, 영업이익률 5~6% 달성을 사업목표로 제시했다. 2033년까지 부품 제조 부문 글로벌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체제를 앞두고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의 개발로 선제 대응도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호텔에서 이규석 대표이사 사장 주재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목표를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발표자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온라인 생중계로 일반에도 공개됐다.

이 사장은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본격화해 수익성에 기반한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선도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부품제조 부문 글로벌 완성차 대상 매출 비중도 2033년에는 40%까지 확대해,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창사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안정적인 성장을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전동화와 전장(전기·전자 장비)사업 중심의 핵심 부품 매출을 늘리고 그룹사 외에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선도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동화 기반 차량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는 모빌리티 트렌드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EREV 전략에 맞춰 구동 시스템 등의 자체 설계 사양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주를 확대해 나간다는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EREV는 트럼프 2기 체제에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트럼트 당선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중 하나인 전기차 세액 공제(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폐지를 검토하면서 EREV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EREV의 강점은 가격경쟁력이다.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해 전력으로 구동 가능한 차량으로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 가격과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2026년말 미국과 중국에서 EREV 양산 시작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설계 검증과 평가를 앞두고 있다.

전동화사업 핵심기술인 구동 시스템의 라인업 확대 계획도 밝혔다. 기존 대비 70%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갖는 120㎾급 보급형 구동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내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유럽, 인도 등 소형 전기차 중심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완성차 기업을 겨냥한 250㎾급 구동 시스템도 현재 개발완료 단계다.

전장 분야에서는 북미 전기차 업체와 협업해 첫 SDV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전 링크’의 콘셉트 개발을 마쳤다. 내년부터 프로모션에 들어간다. 샤시·안전 분야에서는 기계 장치를 전기 신호로 대체하는 전자식 제동 시스템(EMB), 전자식 조향장치(SBW)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강화하기로 했다. 2030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기업가치제고(밸류업) 방향도 공유했다. 현재 20% 수준인 총주주환원율(TSR)을 향후 3년간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TSR은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감안해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환원율을 말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도 3년에 걸쳐 소각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매출과 이익의 안정적인 동반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의 밸런스를 맞춰 회사의 기업가치를 글로벌 위상에 맞게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