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인 행동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5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외국 정상들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을 때 앉은 채로 응하거나 공식 행사에서 팔짱을 낀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됐다.
산케이는 “각국 정상들이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된 가운데 이시바 총리는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서류를 넘기는 모습이 영상으로 보도됐다”며 “외교적 매너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행사장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앉아서 손을 잡았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다른 정상들이 다가와 악수를 요청했을 때도 이시바 총리는 일어나지 않았다.
리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을 담은 영상에서는 다른 정상들이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엄숙히 서 있는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만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산케이는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도 비교되며 비판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APEC 정상회의 마지막 날 폐막에 맞춰 진행한 각국 정상과의 단체사진 촬영에도 제시간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진 촬영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당일 발생한 갑작스러운 교통 체증으로 대응이 어려워졌다”고 해명했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리마 외곽에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묘를 방문해 헌화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집트 출신 방송인 ‘피피’는 엑스(X)에 “(이시바 총리는) 일본에서도 동료를 만들지 않는 타입으로 알려졌지만 외교 무대에서는 친근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총리의 측근은 산케이에 “단체 사진에 나오지 않은 것이 실수인지는 논의할 수 있겠지만 현재 총리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자민당이 대패한 총선 결과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악재가 겹친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