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전환 논의를 두고 동덕여대 학생 측과 학교 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 동덕여대생이 직접 밝힌 공학전환 반대 이유가 화제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하이니티’에는 ‘동덕여대 재학생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이건 약간 ‘입시 사기’ 같은 거다”라며 “어떤 충격이냐면 ‘삼성’에 입사했는데 갑자기 대표가 ‘샤오미’로 이름을 바꾸는 거랑 비슷하다”고 공학전환 논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학과 통폐합도 갑자기 된 적이 있었다. 굉장히 통보식으로 이미 전적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시위를) 거하게 하지 않으면 이미 다 추진해 버릴 것이라는 학생들의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회에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많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온전하게 한 사람으로서 자리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근본적으로 우리 대학의 설립 이념 자체가 여성의 교육권 증진인데, 이런 사회 속에서 여성 대학의 설립 이념에 반하는 개편을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공학전환 반대 이유를 밝혔다.
한편 공학전환에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성북캠퍼스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전면 거부 하는 등 시위에 나서고 있다. 근조화환, 학교 점퍼(과잠) 늘어놓기 등으로 시작된 시위는 점차 격화해 교정 인근 도로에 라카 스프레이로 시위 문구를 적는 수준에 이르렀다.
동덕여대는 이번 시위로 24억~54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난입과 집기 파손으로 취소된 취업박람회 주관 업체가 약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 외 캠퍼스 내 건물·시설 보수와 청소 등에 약 20억~50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동덕여대는 지난 15일 ‘최근 교내 폭력 사태에 대한 경과보고’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이번 사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위 주동 학생들의 행동이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이라는 것”이라며 “이틀 만에 거의 모든 건물들을 점거, 폐쇄시켰고, 기물 파손이 도를 넘었으며, 수업 방해로 하루 300여개의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폭력은 어떠한 경우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엄중 대처를 예고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