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전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약 66%를 차지하는 웹브라우저 크롬을 매각할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구글과 검색 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한 법무부는 법원에 구글 크롬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구글의 불법적인 독점 해소를 위해 크롬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크롬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구글에 작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웹트래픽 분석사이트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의 점유율은 66.7%에 달한다. 3명 중 2명이 크롬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아이폰의 사파리(18%)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인 엣지(5%)를 크게 능가하는 수준이다.
크롬은 구글 검색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4월 기준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9%에 달하는데, 대부분의 인터넷 검색은 크롬을 통해 이뤄진다. 크롬이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연결하는 주요 통로인 셈이다.
구글은 크롬을 통해 구글 검색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크롬을 매각할 경우 검색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사실상 끊어지게 된다. 이는 구글의 시장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색 시장은 오픈 인공지능(AI)이 최근 챗GPT 검색을 내놓고, MS의 빙이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크롬 매각은 구글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통한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사업 전반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882억7000만 달러 가운데 광고 매출은 658억5000만달러였다. 전체 매출의 70%가 광고 매출이다.
지난 1, 2분기에도 각각 646억 달러, 616억 달러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4분기 예상치까지 합치면 1년간 광고 매출은 최소 2500억 달러(약 348조원)에 달한다.
다만 이 방안이 확정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 준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가 법무부의 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 구글은 항소를 추진 중이어서 법적 다툼이 끝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된 것도 변수다.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은 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기했지만 상대적으로 기업 친화적인 트럼프 정부에서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