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림교회(최용희 목사) 청년들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전도 축제를 여는데 하반기 행사에서는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일도 벌이곤 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했던 일은 연탄 봉사였다. 하지만 광주에 연탄 공장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이벤트를 고민해야 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회장 김천수)에서 벌이는 ‘사랑의 희망박스’ 캠페인이었다. 이 교회 청년 350여명은 한 끼 금식을 통해 700만원을 모았고 지난 17일 굿피플 광주전남지부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전달식 이후에는 30개팀으로 나눠 각종 식료품과 위생 용품이 담긴 사랑의 희망박스를 들고 광주 지역 아동·청소년 그룹홈(소규모 복지시설)과 이주민 가정 등을 찾기도 했다.
서림교회 청년부를 담당하는 이완기 목사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랑의 희망박스만 주고 온 게 아니었다. 식사를 대접한 뒤 작은 체육대회를 열거나 아이들과 동물원을 방문한 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청년이 소외된 이웃을 섬기려고 갔다가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배웠다고 말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후원금을 모아 장애인 그룹홈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말을 맞아 사랑의 희망박스를 통해 나눔의 뜻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은 서림교회 외에도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 희망박스는 올해 13년째를 맞은 굿피플의 대표 사업으로 그간 소외 계층에게 전달한 박스는 29만2000개에 달한다.
굿피플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탁구 동메달리스트인 신유빈도 최근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신유빈은 총 4500만원 상당의 사랑의 희망박스를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탰고, 이들 박스는 19일 경기도 수원 인계동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수원 지역 독거 노인 가구 등 450곳에 전달됐다.
김천수 굿피플 회장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한 선행으로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 신유빈 선수에게 감사드린다”며 “사랑의 희망박스는 취약계층 가정에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