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中, 한국이 둘 중 하나 선택할 문제 아니다”

입력 2024-11-18 18:40 수정 2024-11-18 21:4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브라질 주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떠한 외교를 펼칠 것인지 밝힌 셈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은 미·중 양국 모두와 외교적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윤 대통령과 12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조선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윤 대통령의 방중을 먼저 청했었다.

G20 정상회의 개막일인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브라질 일간 ‘우 글로부’ ‘폴랴 지 상파울루’의 윤 대통령 인터뷰를 보면,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경쟁은 병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신(新) 행정부 출범으로 심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미·중 간 전략경쟁 구도와 관련해 나온 발언이었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쟁과 협력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정당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외교 기조에 대해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도·태평양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당선 전부터 윤 대통령과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문의해 오는 등, 긴밀한 소통 및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었다. 최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계기에는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동맹의 일원으로 양국 국민을 위해서는 물론,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안보 뿐 아니라 경제, 공급망, 첨단기술, 에너지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인·태지역과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 한·미 관계를 무조건 갈등과 충돌의 방정식으로 이해할 게 아니다”며 “접점을 찾아가도록 한·중 소통, 한·미 소통을 긴밀하게 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