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등 논란 기업, 밸류업 지수서 안 빠진다…‘100+알파’로 조정

입력 2024-11-18 18:29
정은보(오른쪽 다섯 번째)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자본시장 콘퍼런스 2024'에서 밸류업 상장지수펀드 상장직을 마친 뒤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특별 변경을 추진한다. 지난 9월 24일 지수 발표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라는 개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이 쏟아진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이번 특별변경은 기존 종목의 편출 없이 지수 발표 이후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최소한도 내에서 이뤄진다.

거래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연내 구성 종목 특별변경 일정 안내’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구성 종목 변경은 지난 9월 24일 이후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기존 구성 종목에 포함됐던 100개 기업의 편출은 실시되지 않는다.

거래소는 특별편입 과정에서 기존 종목의 편출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기존 구성 종목이 조기에 편출되는 경우 해당 기업과 투자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한시적으로 구성 종목 수가 ‘100+알파’로 늘지만 내년 6월 정기변경 때 편출을 통해 다시 100종목으로 복귀된다. 구성 종목 변경은 최종적으로 다음 달 20일 시행된다.

이번 구성 종목 특별 변경은 지수 최초 발표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다. 거래소는 금융주 등 저평가된 기업들을 구성 종목에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이날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종목 변경에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 등이 제외되지 않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면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향후 밸류업 지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밸류업 지수 구성 시 경영권이나 기타 이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정교하게 기준을 보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등과 최근 한국 증시 부진과 관련, ‘증시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높은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특성과 주력 산업 관련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최근 낙폭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당국은 필요한 때 언제든지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수급 안정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도 “최근 주식시장 불안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필요시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조성을 확정해 이번 주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3000억원 규모의 2차 밸류업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