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동성애’ 척결 예고한 트럼프 2기…국군은 동성애·에이즈 온상 될라 우려

입력 2024-11-18 17:37 수정 2024-11-18 21:03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에 지명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가 2017년 4월 백악관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에 피트 헤그세스(44)를 발탁했다. 군 지도부 경력이 없는 인물이 장관에 올라 내부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그는 미군 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척결을 예고했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미군이 ‘DEI 정책’과 ‘워크(woke)’ 몰두해 전투력을 상실했다면서 대대적인 군 조직을 물갈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크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다.

트럼프 당선인 대선 유세 과정에서 군대 내 PC주의와 워크 척결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헤그세스의 국방부 장관 발탁도 이러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비역 소령인 헤그세스는 주 방위군 소속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쿠바에서 근무한 경험은 있지만, 국방·안보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경험은 없다.

미군의 기강이 해이해진 데는 DEI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DEI는 다양성(Diversity)·형평(Equity)·포용(Inclusion)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성별과 성적지향, 인종, 종교, 나이 등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사상이자 정책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은 DEI 정책을 내세워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을 옹호하고 이들의 권리를 증진하는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매년 6월에는 부대 내 동성애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1년 9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DADT)’ 지침으로 알려진 미군 동성애자 군 복무 제한 규정을 폐기했다.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6년 6월에는 트랜스젠더 군 복무를 최초로 허용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에는 레이첼 레빈(66) 미국 보건복지부 차관보가 트랜스젠더로는 최초로 4성 장군에 취임했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레빈은 2011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한국군도 동성애로부터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부대가 성범죄와 동성 간 성관계로 인한 성병 감염 등 동성애의 온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대 내 에이즈 감염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군의무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군의 법정 감염병 감염자는 총 44만194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에이즈(후천면역결핍증)는 66명(6.1%), 매독은 64명(5.9%)의 장병이 감염됐다. 전체 감염병 가운데 네 번째, 다섯 번째로 높은 순이다. 특히 매독은 한동안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군종장교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소수이긴 하지만 동성애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장병들이 있다”며 “최근 들어 장병을 대상으로 한 동성애 예방 사역의 필요성을 느낀다. 군이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동성애가 만연하게 되면 조직의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