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고찰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지난 2일과 9일 서울 영등포구 TCC아트센터에서 후원회원 및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2024 리본클래스’에서다. 이번 행사는 생명나눔과 웰다잉(well-dying)을 주제로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2일 열린 제1회 리본클래스는 클래식 기획사 예풀뮤직(대표 최혜영)의 재능기부로 선보인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줄 수 있는 특권’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손 교수는 “장기기증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것처럼 고귀한 일”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후에는 생존 시 신장 및 간을 기증한 이태조 목사, 신장 기증인 백창전 씨, 후원회원 동윤채 씨와 김나경 씨가 무대에 올라 생명나눔의 소중한 경험을 나눴다. 2007년 뇌사 장기기증인의 신장을 이식받은 김나경 씨는 “7년간 투병 끝에 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받았다”며 “2014년부터 거부반응으로 재투석 중이지만, 기증인의 사랑을 기억하며 용기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제주 라파의 집을 후원하며 따뜻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열린 제2회 리본클래스는 웰다잉의 의미를 심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죽음준비교육 전문 강사인 유경 사회복지사는 특강 ‘남기고 싶은 이야기, 날마다 행복’에서 참석자들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지침과 사례를 나눴다. 특히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상적인 죽음을 기록하는 ‘나의 사망기’ 작성 시간은 깊은 감동을 남겼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드라이플라워 석고 방향제 제작, 인생 그래프 작성 등 체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향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이 전체 국민의 3.5%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일 7.9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장기기증의 가치를 알리고 생명나눔 운동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부는 앞으로도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