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분 주문하고 잠적”…군 간부 사칭 ‘노쇼’ 주의

입력 2024-11-18 14:29

군 간부를 사칭해 자영업자들에게 신뢰를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피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중구 영종도 한 식당으로부터 “군부대가 단체 음식 포장을 주문한 뒤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식당 측은 지난 13일 신원 미상의 A씨로부터 “돼지불백 50인분을 14일 오후 2시에 받을 수 있게 준비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을 공군 중사로 소개한 A씨는 영수증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뒤 휴대전화 메시지로 ‘부대 식품 결제 확약서’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문에는 부대명, 일시, 장소, 책임자 직인과 함께 “훈련에 필요한 식품에 대한 구매 비용 50만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식당 측은 군 장병들이 먹을 음식인 점을 고려해 정성스레 여분의 밥과 고기를 준비했고 후식으로 귤 두 상자까지 사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약속한 14일 오전 식당에 전화를 걸어 음식 준비 상황을 물은 것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정해진 수령 시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사례는 일종의 ‘군 간부 사칭’ 피싱 범죄로 꼽힌다. 군 간부를 사칭한 누군가가 단체 주문을 미끼로 신뢰를 쌓은 후 금전적 도움을 요구하며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사칭범이 돈을 요구하거나 대금 결제를 유도하는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식당 주인은 노쇼에 따른 피해를 떠안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쇼 피해를 막으려면 단체 주문 시 선불금을 요구해야 한다”며 “유사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