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반 넘게 앉아 있지 마세요” 심혈관 사망 위험 급증

입력 2024-11-18 14:23 수정 2024-11-18 14:59
참고 이미지. AI 생성

하루 10시간36분 넘게 앉아 있으면 심부전과 심혈관 사망 위험이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좌식 시간을 30분만 다른 활동으로 대체해도 심부전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 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 패트릭 엘리너 박사 등 연구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심장학회 저널에 공개한 연구 보고서 ‘가속도계로 측정한 좌식 행동과 미래 심혈관 질환 위험’에서 이같이 밝혔다.

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명과학 분야 연구소다.

연구진은 영국 인구 기반 연구인 UK 바이오뱅크 참가자 중 8만9530명이 2013년 6월 8일~2015년 12월 30일 사이 일주일간 손목에 가속도계를 착용해 측정한 좌식 시간 데이터와 심혈관 질환 위험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참가자 평균 나이는 62세로 여성이 56.4%였다.

분석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10.6시간(10시간36분)을 초과하는 상위 25% 그룹은 심부전 발생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이 모두 급격히 증가했다. 좌식 시간이 가장 적은 그룹과 비교해 심부전 위험은 45%, 심혈관 사망 위험은 62% 높게 나타났다.

전체 참가자가 각자 하루 중 앉아서 생활한 시간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상위 25% 그룹을 제외한 중간값이 9.4시간(9시간24분)이었다. 좌식 시간이 가장 적은 하위 25% 그룹도 하루 평균 8.2시간(8시간12분)을 앉아서 생활했다.

참고 이미지. AI 생성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좌식 행동은 미래 심혈관 질환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히 심부전과 심혈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진다”며 “위험 증가는 하루 10.6시간에서 두드러졌다”고 결론지었다.

하루 좌식 생활이 10.6시간을 넘긴 이들은 심방세동과 심근경색 위험도 각각 11%, 15% 높아졌다.

이들이 좌식 시간을 다른 활동으로 30분 줄였을 때 심부전 위험은 7% 감소했다.

MVPA(중·고강도 운동) 가이드라인을 충족할 정도로 운동을 꾸준히 한 경우에도 위험이 7%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빠르게 걷기 같은 중등도 활동을 주 150분 이상, 달리기 등 격렬한 활동은 75분 이상 하도록 권장한다.

다만 장시간 좌식 생활과 심부전 발생 및 심혈관 사망 간 연관성은 MVPA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이들에게서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좌식 행동은 단순히 신체 활동 부족의 지표일 뿐만 아니라 미래 심혈관 질환 위험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MVPA가 과도한 위험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긴 하지만 좌식 행동 최적화는 신체적으로 활발한 이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장시간 좌식 생활로 인한 심부전 발생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일부 낮출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장소나 이유에 대한 세부 정보가 없다는 점을 분석의 한계로 지적했다. 손목에 차는 측정 장치는 서 있는 동안을 앉아 있는 시간으로 잘못 분류할 수도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