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미사일 제한 풀자…러 “3차대전 갈수도” 발끈

입력 2024-11-18 10:02 수정 2024-11-18 12:3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러시아 정치권은 “3차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는 에이태큼스 허용과 관련해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러시아가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상원 헌법위원회 안드레이 클리샤스 위원장도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이 우크라이나 자주권을 완전히 폐허로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치닫기로 결정했다”고 경고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우크라이나의 숙원이던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ATACMS 지대지 미사일. AP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인 미국산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 표적을 타격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수일 내로 첫 장거리 타격을 계획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움직임에 크렘린궁의 공식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이미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해 왔다”면서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했던 경고를 재차 시사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한다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9월 백악관서 만난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 에이태큼스로 크림반도를 공격했을 때 러시아는 자국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때는 미국의 허가가 없던 시점이지만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본토라고는 할 수 없다.

그간 미국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으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로켓시스템(GMLRS)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