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태업(준법투쟁)에 돌입하면서 수도권 전철 등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지연됐다. 열차가 늦어지면서 인파가 한 지하철에 몰리기도 하고, 30분 넘게 열차를 기다렸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왔다.
18일 SNS에는 철도노조 태업에 대한 언급이 줄지었다. “(사람이 많아서) 정차할 때 다 우르르 넘어져서 비명을 지르고 난리였다” “지하철이 거의 2분의 1 줄어든 것 같다” “열차에 역대급으로 사람이 많았다. 내린다고 소리 지르면서 내려야 했다” “평소보다 20분 늦었다” “지하철이 출발하지 않고 계속 멈춰 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한 직장인은 “철도노조 태업으로 지하철이 5회차 동안 지연돼서 그냥 포기하고 오전 반반차를 쓰고 버스로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은 구간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이었다. 총 39대의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20분가량 지연 운행됐다. 일부 승강장에선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전동열차가 지연되거나 불규칙하게 운영되고 있다. 급한 분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10여분 간격으로 나왔다.
게다가 수인분당선은 이날 오전 7시32분쯤 기흥역 내부에서 고색 방향(하행선) 선로에 정차 중이던 전동열차에서 불이 나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수인분당선에 탑승한 한 시민은 “역마다 거의 5분 가까이 정차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용인시는 오전 9시24분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고 알렸다.
앞서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과 부족 인력 충원,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요구하며 18일부터 태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철도노조 측은 “실제 인력 부족이 정말 심각하다. 신규 노선에 필요한 인력조차 제대로 충원하지 못했다”며 “사측은 기획재정부의 인력 감축 요구에 따라 1566명 감축을 추진 중”이라며 태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노조는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고, 보수품 유용을 금하고, 열차감시자를 배치하고, 휴게시간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또한 3인 이하에서는 차상 작업을 하지 않는 등 작업 매뉴얼을 정확히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 등을 거쳐 다음 달 초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