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하나님의성회 첫 한국인 이사 나왔다

입력 2024-11-18 09:47
강일성(왼쪽 두 번째) 목사가 지난 12일 일본 도쿄의 한 교회에서 열린 일본하나님의성회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된 것에 관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강 목사 제공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은 일본하나님의성회에서 한국인 목회자가 처음으로 이사에 선출됐다. 해외 교단에서 한국인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주인공은 일본 니시노미야 아가페교회 담임목사인 강일성(59) 목사. 그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교회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목사가 일본하나님의성회 이사에 오른 것은 지난 12일 도쿄의 한 교회에서 열린 교단 총회에서였다. 그는 이사를 겸임하는 전도국장에 선출됐다. 일본하나님의성회는 지난해 기준 214개 교회로 구성돼 있으며 교역자와 성도는 각각 439명, 1만1823명이다. 이사회는 이사 6명과 이사장 1명으로 꾸려져 있다. 임기는 각각 3년이며 상황에 따라 3번 연임할 수 있다.

한국 국적인 강 목사가 일본하나님의성회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하려면 우선 그의 인생 스토리부터 살펴야 한다. 1984년 서강대 화학과에 입학했던 강 목사는 이듬해 극동방송이 주최한 전국 복음성가 경연대회에 출전해 대상을 받았고 일본에서 열린 비슷한 대회에 게스트로 초청됐다. 일본하나님의성회 소속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이때였다.

이후 군대에 갔다가 목회자의 꿈을 품게 된 강 목사는 제대 이후 장로회신학대에 진학했다가 92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결혼을 했고 아내가 섬기던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시작했다. 고베개혁신학교를 다니면서 일본하나님의성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98년엔 아가페교회를 개척했다. 강 목사는 “외국인이지만 일본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개척해 30년 넘게 일본 땅에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한 점이 이사로 선출되는 데 ‘실적’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하나님의성회에서 강 목사는 오랫동안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교단의 국내전도부에서 사역했고 국내전도부장도 6년간 역임했다. 전도국장으로서 그는 현재 교단의 선교전략실장도 겸임하고 있다.

전도국장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그는 일본하나님의성회가 속한 세계하나님의성회(WAGF)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WAGF는 현재 예수님 승천 2000주년이 되는 2033년까지 총 100만 교회를 세우는 일을 벌이고 있다. 강 목사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고 세계 선교에 기여하면서 다음세대를 육성하는 일이 내가 맡은 과제”라고 소개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하나님의성회 이사에 선출된 강일성 목사. 강 목사 제공


알려졌다시피 일본의 복음화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 문화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기독교인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강 목사는 전화 인터뷰 도중 일본 복음화 방안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이영훈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이기도 한 이 목사는 지난 5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하나님의성회 기념 성회에 참석해 말씀을 전했고 당시 강 목사는 통역을 맡았었다.

“이 목사님이 그러셨어요. 일본교회의 부흥은 반드시 온다, 소망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라…. 이 말씀이 일본 목회자들에게 굉장한 도전이 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8000개를 웃돌던 일본교회 규모가 7000여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는데 앞으로 적극적인 전도를 통해 일본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