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시리얼’까지 없앤 머스크…美 정부 예산도 대폭 삭감?

입력 2024-11-18 00:01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조직과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머스크가 경영 중인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효율화’ 방식이 미국 정부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자신이 소유한 기업에서 ‘우선 후려치고 나중에 고치고’(Slash First, Fix Later)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왔다며 이같은 방식이 정부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정부효율부를 언급하며 6조7500억달러에 이르는 기존 미국 연방정부 예산 중 약 2조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에는 X에 정부효율부 계정을 만들고 “우리는 비용 삭감 업무에 매주 80시간 이상 일할 용의가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small-government) 혁명가들이 필요하다”며 본격 예산 삭감을 예고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의 전·현직 직원들은 머스크가 필요 이상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2명의 테슬라의 전직 직원은 테슬라가 모델X 출시 후 어려움을 겪던 2015년 사무실에서 제공되던 공짜 시리얼마저 없어졌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옛 트위터 인수 직후 8000명에 가까운 직원 중 약 75%를 정리해고했다. 1500명의 직원만이 남은 상황에서도 회사 지출이 여전히 통제되지 않는다며 추가 비용 삭감을 지시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에서는 더 낮은 가격을 위해 공급업체를 압박했다. 기존 거래처를 끊고 아예 더 저렴한 부품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NYT는 테슬라가 이같은 ‘후려치기’를 통해 일부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른 전기차 업체와 달리 테슬라는 수익을 내고 있고 스페이스X는 세계 최고의 우주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이유다. X 또한 대규모 해고 이후 제기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기업 효율화와 동일한 방식이 정부 조직에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비용 절감에 몰두해 안전, 직원 사기 등을 소홀히 해 미래 잠재력을 손상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사회적 반발이나 정책적 제약으로 민간 기업처럼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머스크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정부 부서의 수장이 되면서 그의 비용 절감 방식이 공공 부문에서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