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 “스타 캐스팅”… 트럼프 내각에 지지층 찬사 쏟아져

입력 2024-11-17 17: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두 번째)이 16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대회에서 UFC 대표 다나 화이트, 가수 키드 록,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장관 내정자 명단에 지지층이 열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중에는 평생 민주당원도 포함돼 있다.

NYT는 “비판론자들에게 그(트럼프)의 내각은 의심스러운 자격과 판단력을 가진 악당들로 구성된 전시실처럼 보이지만 지지자들은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웨스턴에서 문신 사업을 하는 아일린 마골리스(58)는 최근 공개된 트럼프 내각을 두고 “걸작”이라며 “그림이라면 피카소(의 작품)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트로이트 출신 전 민주당원 조앤 워릭(60)은 트럼프 내각 지명자들을 ‘훌륭한 연합체’로, 노스캐롤라이나 플랫록에 사는 퇴직자 주디 카누이는 ‘스타 캐스팅’으로 묘사했다. 평생 민주당원이었던 카누이는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트럼프에 투표했다고 한다.

NYT가 확인한 이런 평가는 내각 지명자들을 두고 불거진 논란이나 우려와 딴판이다. 트럼프가 2기 행정부 요직에 임명한 인물들은 민주당원은 물론 일부 공화당원으로부터도 경험 부족과 이해충돌, 무모한 성향 등을 우려받고 있다.

신문은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에 투표한 20여명을 인터뷰했다”며 “지지자들은 그들(내각 지명자)을 ‘워싱턴(미국 정치) 개혁’을 약속한 트럼프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영입된 독립적이고 개혁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경향이 더 컸다”고 해설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신과 불소에 대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주장한다고 비판받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만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투사’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맷 게이츠 전 미국 하원의원(가운데)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내와 함께 다른 참석자와 대화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17세 소녀 성매수 혐의로 조사를 받은 법무부 장관 후보 맷 게이츠에 대해서는 당선인을 부당하게 기소한 민주당원들을 처벌할 준비가 된 ‘도발자’로 본다고 NYT는 설명했다.

몬태나주 보즈먼에 사는 메릴 맥콜럼(60·여)은 이들에 대해 “너무 미친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고 NYT에 말했다. 해군 정보부에서 근무했다는 맥콜럼은 관료주의와 정체성 정치, 생활비 상승에 좌절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올랜도에 거주하는 변호사 브라이언 코즐로프스키(40)는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 이후 내각이 워싱턴에서 실제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워싱턴의 ‘늪’을 없애는 것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층이라고 모든 내각 지명자를 무조건 지지하지는 않았다. 일부는 양당에서 논란이 되는 맷 게이츠를 지명한 것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를 언급하며 새 내각이 충분히 개혁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부 지지자는 내각 후보들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애리조나에 거사는 콜 그레이엄(30)은 루비오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가 ‘너무 호전적’이라고 비판했다.

무슬림 유권자 다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며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한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칼레드 사푸리는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