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재앙’ 獨 여당, 총선 앞두고 총리 교체 움직임

입력 2024-11-17 17:03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독일 집권여당인 사회민주당 내에서 2월 조기총선을 앞두고 인기 없는 올라프 숄츠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안으로는 차기 총리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꼽힌다.

독일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독일 사민당 내 보수계파 모임인 제하이머 크라이스 회의에선 숄츠 총리 대신 피스토리우스 장관을 얼굴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특히 라인팔트팔츠주의 조 바인가르텐 의원은 “지역 주민이 숄츠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피스토리우스로 바꾸지 않으면 선거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 숄츠 총리가 경제 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자민당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경질하면서 사민·녹색·자민당의 연립 정부가 무너졌다. 사민당(207석)은 녹색당(117석)과 합쳐도 하원 의석(733석) 과반에 미달해 안정적 정국 운영이 불가능하다. 독일 주요 정당들은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12일 기준 사민당의 지지율은 16%로 중도보수 성향의 기민·기사연합(33%)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율(18%)보다도 낮다. 3개월 안에 큰 변화가 없다면 총선 참패를 피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다만 독일여론조사업체 포르사가 이달 진행한 총리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련 대표의 지지율은 25%로 당 지지율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반면 해당 조사에서 1위는 사민당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39%)이었다. 특히 기민·기사연합 지지자 내에서도 피스토리우스 장관에 대한 지지가 적지 않은 편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민당으로선 피스토리우스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사민당 지도부는 숄츠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나 당내에서 대표 교체 목소리를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숄츠 총리가 시장을 지낸 함부르크의 주의회 의원 2명도 “숄츠는 지난 3년 동안 좋은 정책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을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피스토리우스에게 직을 물려줄 것을 촉구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