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한라산 정상부를 예약없이 오를 수 있다.
제주도는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에 적용해 온 한라산 탐방예약제를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한 달간 한시 해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된다.
제주도는 해제 첫날 한라산 탐방로 입구에서 환영 행사를 열고, 제주항공과 협력해 한라산 등반 인증 시 관광객 할인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공항과 주요 코스를 연결하는 임시버스도 운행한다.
한라산에는 가을 단풍과 상고대를 보려는 등반객들로 주말마다 예약시스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해제는 연말 관광객 유치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다”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에게 감사의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라산 훼손을 우려해 도입한 정책을 관광객 유치라는 명분으로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제주도가 한라산 탐방객 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지난해까지 50년간 한라산을 찾은 누적 탐방객은 2755만 5999명이다.
1981년 처음 10만명을 돌파했고, 1994년 50만명을 넘어섰다. 2010년에는 114만명으로 등반객 100만 시대를 열었다.
제주도는 지속적인 탐방객 증가로 한라산 생태 훼손과 주변 교통 정체 문제가 대두되자 2021년 탐방예약제를 본격 도입했다.
전체 7개 코스 가운데 백록담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관음사 코스에 대해서만 하루 입장객 수를 각각 1000명과 500명으로 제한했다.
탐방예약제 시행 1년 뒤인 2022년 1월 제주도가 자체 분석한 결과에선 예약제 시행으로 전체 탐방객 수가 줄고, 코스별 분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탐방객은 성판악 18만3447명, 관음사 7만9661명이다.
한편 제주도가 탐방예약제를 도입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한때 탐방 예약 큐알(QR)코드가 1인당 1~5만원의 웃돈에 거래돼 논란이 일었다.
제주도는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거래 적발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 탐방 예약을 1년 간 금지하기로 하는 등 강경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