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이 또다시 좌우 두 쪽으로 갈라졌다. 진보와 보수 측 지지자들의 맞불시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날인 15일 서울 서초구 법조 단지 일대를 둘러싸고 열리면서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검 앞 대로에서 ‘이재명 무죄’와 ‘검찰 해체’를 외쳤고, 보수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법 정문 바깥 대로에서 ‘이재명 구속’과 ‘사법부 겁박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양쪽 집회는 60대 이상의 노령층이 주류를 이뤘다. 양쪽 집회 모두 시위 참가자들을 위해 비워둔 공간이 꽉 차지는 않았다. 당초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 이재명 지지 측은 참석 인원을 3000명으로, 신자유연대 등 보수 측은 1000명으로 신고한 바 있다.
양측 집회 참가자가 들고 있는 집회 도구도 대비됐다. 진보 측은 이 대표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풍선과 시위용 간이 나팔을 들고 있었다. 집회 사회자가 ‘이재명 무죄’과 ‘검찰 해체’ 구호를 요청하면 검찰을 향해 일제히 나팔을 불었다. 반면 보수 측 집회 참여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빨간 모자를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선 잦은 충돌이 일었다. 이 대표가 법원에 들어서길 기다리는 양측 지지자들은 서로를 향해 고성과 조롱을 보냈다. 이내 이 대표가 들어서기 직전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양측에선 “구속”과 “무죄”라는 다른 답이 동시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풍경이 펼쳐졌다.
경찰 측은 이들의 충돌을 대비해 경력을 늘리고 보수 지지자들과 진보 지지자들을 서로 분리해 통제했다. 하지만 보수 유튜버 한명이 진보 지지자 측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자 서로를 향해 욕설과 주먹질을 시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어졌다.
보수 지지자 A씨가 이날 법원에 들어서는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던진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법원 일대를 경비하는 경찰들이 A씨의 팔다리를 붙잡고 법원 한쪽으로 끌어내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 조작을 했다. 당장 선관위 서버를 압수수색하라”라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말했다. A씨를 쫓아온 보수 지지자들은 그를 ‘신발 열사’라고 칭하며 “풀어달라”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경찰을 향해 반복적으로 외쳤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