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진국으로 합법적 이민한 사람 수가 65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민자가 증가하는 속도는 영국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로 높았다.
이민자 증가세로 인한 노동력 증가는 선진국의 경제 회복에 기여했지만 강한 반발에도 직면했다. 주요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영주권을 받고 이민한 사람은 65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600만명이 이민해 기록한 종전 역대 최대 기록보다 10% 가까이 더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민자가 유입된 국가는 118만9800명이 이민한 미국이었다. 전년(104만8700명) 대비 13.4% 증가한 것인데, 이는 OECD 내 유럽 회원국 이민 신청 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 다음으로 이민자가 많았던 국가는 영국으로, 지난해 74만6900명의 이민자를 수용했다.
영국은 전년(48만8400명) 대비 이민자가 52.9%나 증가해 이민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국가기도 하다.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2022년 5만7800명이었던 한국행 이민자는 지난해 8만7100명으로 50.9% 증가했다.
이 외에 호주((39.7%), 스페인(12.3%), 캐나다(7.8%), 일본(7.3%), 독일(3.5%), 프랑스(1.1%) 등 순으로 이민자가 늘었다.
계절적으로 단기간에 집중적 일손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계절 근로자의 OECD 회원국 유입은 한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미국은 계절 근로자가 전년 대비 6% 늘어난 반면 한국은 무려 212% 증가했다.
OECD는 이민자 증가 요인으로 코로나19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회원국의 인구구조 변화 등을 꼽았다.
장 크리스토프 뒤몽 OECD 국제이주부서장은 “이민자 급증은 단순히 팬데믹으로 인한 요인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민자 유입은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위기와 노동력 부족 대처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민자 유입 증가에 반대하는 여론도 각국에서 존재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 유권자들이 늘어나는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에 대한 반감으로 이들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도 불법 이민을 단속하고 미국에 있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국내 반발 여론을 의식해 입국 규정을 강화하는 국가들도 있다. 캐나다와 호주, 영국은 모두 취업 관련 이민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으며 캐나다는 연간 영주권 발급을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주택시장 과열 원인으로 지적되는 해외 유학생 수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