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살 빠질까… 제니 추천한 ‘콜드 플런지’ 뭐길래

입력 2024-11-16 09:00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최근 유명 잡지 '보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피로 관리법으로 '콜드 플런지'라는 찬물 입수를 소개했다. 보그 유튜브 영상 캡처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피로 해소 방법으로 소개한 ‘콜드 플런지(Cold Plunge)’라는 찬물 입수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콜드 플런지는 해외 유명 스타들의 건강 관리법으로도 자주 소개됐는데, 기분 전환과 면역 체계 강화, 체지방 감량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니는 최근 유명 잡지 ‘보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해외) 투어와 공연을 반복하며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시작했다”며 차가운 물에 일정 시간 몸을 담그는 콜드 플런지를 언급했다. 그는 “고통 속에 잠을 자고 근육이 뭉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는데 (콜드 플런지로) 긴장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며 “하루 일정을 마치고 밤마다 콜드 플런지를 했다”고 말했다. 콜드 플런지는 제니가 지난달 공개한 신곡 ‘Mantra’(만트라) 가사에도 등장한다.

제니는 유튜브 영상에서 실제로 욕조에 몸을 담그며 직접 콜드 플런지 시연도 했다.

그는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혈액 순환이 된다”며 “활력이 넘치고 뭔가 할 준비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매번 할 때마다 두렵지만,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게 일종의 동기부여가 됐다”며 “스스로가 생각보다 더 강하다고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콜드 플런지를 직접 시연하는 제니. 보그 유튜브 영상 캡처

실제 콜드 플런지를 즐기는 이들은 찬물 입수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며 면역 체계 강화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미국 가수 저스틴 비버의 부인인 헤일리 비버도 언급한 바 있으며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도 건강 관리법으로 찬물 입수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정민 JM가정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구가 좀 더 필요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도 있다”며 “특히 기분 전환 효과는 일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면역 체계 강화”

최 원장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의 가장 주된 효과는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코티졸 수치는 아침에 높다가 오후가 되면서 점차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야근 등 늦은 시간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는 이 수치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능력도 저하된다.

최 원장은 “해외에서는 명상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명상은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며 “반면 콜드 플런지는 코티졸 수치를 즉각적으로 낮출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코티졸 수치는 체온이 낮아지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면 수면의 질도 높아져 다음 날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니가 차가운 물에 입수한 채 명상하는 모습. 보그 유튜브 영상 캡처

체지방 감량 효과도 코티졸 수치와 관련이 있다. 최 원장은 “비만 환자들 가운데 코티졸 수치가 아주 높거나 아주 낮을 경우 먹는 것과 상관없이 체중이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 격렬한 운동을 해 근육통을 겪을 때도 콜드 플런지가 도움이 된다. 체온이 낮을수록 손상된 근육이 빠르게 회복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운동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얼음팩을 대는 것도 단순히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빠른 속도로 근육을 수축시켜서 손상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최 원장은 “면역 세포는 정상 체온보다 조금 낮을 때 더 오래 생존한다”며 “실제로 암 환자들이 면역 치료를 할 때 약간 저체온으로 만들어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숨 가쁘지 않을 정도만…효과 못 본 사례도 있어, 맹신은 금물”
다만 찬물에 들어가는 것인만큼 심장과 먼 발부터 천천히 물을 적시며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온도는 10~15도 정도가 좋은데 따뜻한 물로 시작해 점점 온도를 낮추며 적응하는 게 좋다. 최소 30초에서 최대 5분간 입수하는데, 욕조가 없을 경우에는 찬물 샤워로도 대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까지만 하는 게 좋으며 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피하라고 권했다.

최 원장은 “사람마다 온도 노출에 적응할 수 있는 혈관의 상태가 다르다”면서 “체온 조절 중추가 정상인보다 굉장히 넓은 갱년기 여성, 혈관 탄성도가 떨어지는 사람 등은 약간의 낮은 온도에도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콜드 플런지 효과에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는 “논문에 따르면 효과를 못 본 사례도 있기 때문에 맹신하는 건 좋지 않다”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낮은 온도로 오랜 시간 입수하는 것도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