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등으로 통상여건 등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앞선 그린북과 비교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이 6개월째 등장하다 ‘완만한 경기회복세’로 조정됐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에 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활동동향에 나타난 주요 지표에서도 회복 둔화 흐름이 감지됐다. 9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1.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건설업 생산도 각각 전월보다 0.7%, 0.1% 감소했다.
경기 동행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 선행지수는 보합이었다. 호조세를 보이던 고용에서도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넉 달 만에 10만명 밑으로 하락하는 등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실업률 역시 지난해 동월보다 0.2% 포인트 증가한 2.3%였다.
다만 정부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에 수출 및 소비 등 세부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기류 변화가 있어 표현을 삭제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지난달 수출은 26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0.2%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1.7% 증가한 54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입 차는 31억7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9월(66억6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1.7% 포인트 상승한 101.7을 기록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정부는 이번 진단에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및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세계 경제 충격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