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3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에서 북·러 밀착 동향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법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러 간 불법 협력이 아태지역의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러시아로의 지속적 무기 이전 및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포함한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연장시키고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와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같은 날 APEC 각료회의를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열었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장관이 만난 건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이후 약 2주 만이다.
조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북·러 불법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태지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양국은 북한군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는 굳건하다”며 “그간의 한·미 간 주요 협력 성과가 미 차기 행정부로 잘 인계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도 양자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및 대북 정책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일본의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는 건 처음이다. 특히 양국이 논의 중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공언한 추도식 관련 협의가 진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일본 언론이 오는 24일 추도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