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한 지문에 나온 인터넷 주소 링크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돼 파문이 인 것과 관련해 경찰 조사 결과 문제지 공개 이후 누군가 해당 도메인을 구입해 해당 문구를 삽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해킹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불상인이 (수능 문제 공개 후) 해당 도메인을 구입한 뒤 홈페이지를 운영했고 이 홈페이지에는 현 정부 규탄 집회 참여를 촉구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추후 충북경찰청 수사과가 자세한 진상을 확인해 경위를 규명할 예정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수능 국어 영역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에 적힌 사이트 주소에 접속하면 문제지에 적힌 취지와 다르게 ‘윤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문구가 보이는 창이 열렸다.
해당 링크는 ‘https://’로 시작되는 짧은 주소인데 인터넷에 이를 입력해 들어가 보면 페이지에 큰 글자로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2024.11.16(토) 16시30분 광화문앞 대로’라고 적혀있었다. 논란이 일자 해당 사이트는 폐쇄됐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출제 당시 확인할 때는 그게 없었다. 문제가 공개된 후 누군가 악의적으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사이트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 사이트로 집회 안내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며 “온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 출제 문항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교육부도 설명 자료를 통해 문제의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10시56분 국어 영역 시험 문제지가 공개된 시점 이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평가원은 문제지 정보를 임의로 활용한 사항에 대해 즉각 수사 의뢰 조치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