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문 항공모함 드론찍던 中유학생… ‘軍시설 사진 500장’

입력 2024-11-14 15:29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 연합뉴스

올해 6월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하다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 유학생 3명이 2년 이상 부산 군사시설을 촬영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중국인 유학생 3명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2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10만t급)를 인근 야산에서 드론으로 불법 촬영하다 순찰 중인 군인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항공모함을 방문해 시찰하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한 날이었다.

경찰은 유학생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 과정에서 이들이 2022년 9월쯤부터 주변 야산을 답사하며 드론을 비행할 장소를 물색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했다.

복원된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는 해군작전사령부를 드나든 항공모함, 잠수함 등 군사시설 관련 사진 약 500장이 발견됐다.

지난 6월 붙잡혔을 당시 “산책 중 항공모함을 보고 호기심에 드론을 가져와 촬영했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장시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군사시설을 촬영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다수의 연락처, 사진들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공안 등 중국 당국의 관련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출국 정지시킨 중국인 유학생들을 불러 압수물 포렌식 자료를 바탕으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국가 안보, 대공과 직결되는 사건이라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검거된 세 명은 부산의 한 국립대학교의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30~40대 유학생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9일에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앞 국정원 관리 주차 구역에서 허가 없이 드론을 띄워 건물을 촬영한 중국인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