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기쁜소식선교회(기소선) 박옥수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김천대학교(윤옥현 총장)가 최근 신학과를 신설하고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며 이를 우려하는 교계의 목소리가 높다. 이단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이단 교리를 전파할 신학자 양성에 나선 것이라며 경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3일 교계에 따르면 김천대는 내달 31일부터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를 접수하는데 정시모집으로만 신학과 신입생 20명을 뽑는다.
이에 사이비·이단 종교 전문 연구기관 현대종교(탁지원 소장)는 지난 11일 “김천대 신학과 학과장으로 Y모 교수가 선임됐다”며 “문제는 Y교수가 기쁜소식김천교회 담임이라는 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 사학이 이제는 이단 단체의 신학 양성소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경북 김천시에 있는 김천대는 한때 정통 기독 사학을 표방했던 만큼 현재도 표면적으로는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둔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 학교법인은 지난 6월 17일 이사회를 열고 기소선 설립자 박씨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원활하지 못한 학생 수급 문제 등으로 재정난을 겪은 학교를 기소선 측이 인수한 것이다. 기소선은 국내 개신교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다.
이단 전문가들은 김천대가 신학과에서 가르치려는 신학이 기소선의 이단 교리와 다름없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문제는 김천대 신학과가 내세운 홍보 영상만으로는 일반 학생들이 정통교회 신학교와의 차이점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김천대는 지난 8월 유튜브에 올린 약 1분 분량의 ‘신학과 2025학년도 신설 홍보영상’에서 “오직 성경을 중심으로 참된 복음의 진리와 실제적인 믿음의 삶을 가르친다”며 “성경의 깊은 진리를 탐구하며 마르틴 루터가 외친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라는 복음의 기치로 이곳에서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고 홍보했다.
이에 현대종교 측은 “어느 신학교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기소선이 인용하면 의미가 달라진다”며 선을 그었다. 정통교회와 다른 기소선의 이단 사상이 녹아있다는 취지다. 이어 “통일교의 선문대학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삼육대학교를 넘어 기쁜소식선교회까지 정규 대학에서 신학과를 운영하게 된 실정이다”며 “이단들의 건전하지 못한 신학 사상이 정규 대학을 통해 퍼지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