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수송 봉사했던 송재림…“당신이 정답” 응원 뭉클

입력 2024-11-13 13:17
2017년 수능 당일 바이크 봉사에 나섰던 송재림. 인스타그램 캡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송재림이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바래다주는 ‘바이크 봉사’를 했던 사실이 재조명됐다.

2025학년도 수능일을 하루 앞둔 13일 온라인에서는 송재림이 7년 전 2018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2017년 11월 1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뒤늦게 이목을 모았다.

당시 송재림은 바이크를 탄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서 “수험생 수송 바이크 자원 후 집 들어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교통 체증 등으로 시험시간에 임박할 때까지 시험장에 도착하지 못한 수험생들을 바이크로 빠르게 수송해주는 봉사활동에 나섰던 것이다.

송재림은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말도 덧붙였다. 그는 “수능 날인 오늘, 모든 수험생에게 파이팅을 보낸다”며 “곧 성인이 되겠다. 시험에는 많은 질문과 답이 있지만 오답 없는 사회에 나온 걸 축하한다”고 했다. 이어 “당신이 정답이니까요”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송재림이 과거 올린 수험생 응원 글.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송재림은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당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수능 당일 하루 (바이크 봉사를) 한 것”이라며 “사실 그때 한 명도 못 태웠다. 시험에 지각한 사람도 없고 도로 통제도 잘 됐다. 그게 맞고 이상적인 상황이었다. 기사에 너무 좋게 포장된 것”이라며 머쓱해했다.

이와 함께 애묘인으로 알려진 송재림이 길고양이 밥을 챙겨줬던 일화도 다시 주목받았다. 과거 그가 거주하던 다세대주택 1층에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매일 채워주는 모습이 2014년 MBC 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방송됐다.

송재림의 이 같은 미담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착한 사람이 너무 일찍 갔다” “이렇게 배려심이 깊은 배우인 줄 몰랐다” “이런 사연을 지금 알게 돼 아쉽다” 등의 반응과 함께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송재림. MBC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39세를 일기로 12일 자택서 사망…친구가 발견해 신고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송재림은 전날 낮 12시30분쯤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점심을 함께하기로 사전에 약속했던 친구가 송재림의 거주지에 방문했다가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우 송재림. 뉴시스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한 고인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의 곁을 지키는 과묵한 무사 김제운 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 등에 출연했다. 올해 2월 연극 ‘와이프’와 지난달 폐막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도 올랐다.

유족 측은 “가족끼리 작게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는 뜻을 언론에 전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