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의 쾌거를 이룬 가운데, 한강 작가의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의 소재가 된 제주4·3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13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제주4‧3평화기념관 방문객이 급증했다.
올해 10월 방문객은 4만8275명으로, 지난해(4만3913명)에 비해 10%(4362명) 가까이 늘었다.
11월 들어서는 더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1~12일 방문객이 지난해 1만3811명에서 올해 1만9133명으로 38%(5322명)나 급증했다.
최근에는 해설 관람을 신청하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일반 단체관광객이 많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예약이나 현장 접수를 통해 해설을 요청하는 방문객이 많아졌다”며 “4‧3의 역사를 더 깊이 알고자 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9월 2119명에서 10월 2492명으로 10% 이상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한강 열풍’을 반영하듯 제주4‧3평화기념관 뮤지엄샵에서 판매 중인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누적판매량은 454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배 이상 증가했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 등 4‧3을 다룬 다른 도서 판매량도 함께 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한강 작가의 수상이 제주4‧3를 알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4‧3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한강 작가의 수상은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작가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조심스럽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주인공 경하가 제주에 사는 친구 인선의 집에서 4‧3의 상처로 얼룩진 인선 가족의 삶을 마주하면서 전개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에는 제주4‧3 당시 해안에서 5㎞ 이상 들어간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로 간주해 총살한다는 조치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으로 주민들의 희생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2021년 9월 발행 후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